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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두 영화를 동시에 봤느냐?
라면 내가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의 커플링을 지지하기 때문(....) 이 아니라(사실 조금은 진심) 마침 두 개 다 보려고 하고 있었고, 그것이 한 극장, 한 관에서 다 상영해 주고 있었기에 그렇게 된 것이다. 자, 이하에는 각 영화들에 대한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선 다우트. 원래는 볼 생각이 거의 없었는데 주연 배우들이 전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영화라길래 얼마나 대단한가 싶어서 보게 되었다. 들은 대로 대단한 연기였다. 그렇지만 나는 미국의 1960년대 당시 역사적 상황에 대해서 거의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흑인 문제, 동성애자 인권 문제도 마찬가지. 요새 동성애자 문제는 거의 클리세처럼 느껴진다. 내가 워낙 그런 류의 텍스트를 많이 봐와서 인지 몰라도) 굉장히 연극적인 영화다 보니 사소하고 작은 힌트나 상징들이 많이 삽입되었는데, 그런 것들을 제대로 캐취해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내 안의 어떤 영화적 카타르시스를 끌어내진 못했다. 신부의 소년 성추행이라는 소재도 스페인 영화 '나쁜 교육'의 인상 때문인지, 그닥 신선하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뭐, 미국 시민이거나 미국 사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흥미로웠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레이첼 결혼하다. 내가 이 영화를 본 건 순전히 100% 앤 해서웨이 때문이다. 앤 해서웨이가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완성도가 높다 하더라도 보지 않았을 종류의 영화이다. 장르가 선댄스 가족영화라고 하던데...(가족간의 갈등을 소재로 한 독립 영화) 난 이런 건 불편해서 거의 안 본다. 결국 이야기 하고자 하는 내용도 비슷하고. 증오이거나, 체념이거나. 이 영화의 스토리도 그닥 그 정형에서 벗어나진 않았다. 조금 특이하게 느껴진 것은 그래도 '그들은 서로를 사랑한다' 라며 상처를 봉하려 하는 모습이었다. 긍정적이랄까. 보통은 파괴적이고, 극단으로 치닫고, 절연에 이르르는 것이 내가 봐 왔던 것이라서. 그것은 어쩌면 '레이첼 결혼하다' 라는 제목에서 보여지듯, '새로운 가족의 탄생' 이라는 긍정적 에너지를 전제로 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연기도 괜찮은 편이었고. (왜 앤 해서웨이가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올랐는지 납득은 되었다) 하지만, 뭐랄까, 앤 해서웨이의 존재 자체가 영화로의 몰입을 많이 방해 했다. 내가 앤 해서웨이를 너무 많이 좋아해서 눈에 콩깍지가 씌인 것이 아니라면, 그녀의 미모는 무척 튄다. 보통 독립영화 배우에게서 느껴지는 '거친 느낌'이 없다. 그래서 작 중에서 아무리 십대 잡지의 표지 모델을 한 적이 있다며 그녀의 미모를 합리화 시키려 하더라도, 나는 그녀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만화 쿨핫의 대사가 여기에 적절한 것 같다. '너만 다른 사진에서 잘라서 합성한 것 같아' 메릴 스트립이 앤 해서웨이를 두고 해서웨이의 미모는 오히려 배우로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라고 언급했다고 하던데, 나는 그 의견에 100% 동의한다. '비커밍 제인' 때도 그랬지만, 저예산 영화에 해서웨이가 출연할 경우에는 그녀만 비정상적일 정도로 스타성이 넘쳐 아무리 그녀가 연기를 잘해도 위화감이 든다. 그 위화감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형 수술이라도? 그건 얼굴을 어떻게 뜯어 고친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 그녀 자체가 지금 여자 배우로서 미모가 최고로 물이 오른 시기라서 특별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연기력의 연마도 물론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그 미모가 세월에 사라지기 전에 그것을 잘 살릴 수 있는 화려한 배역을 많이 맡았으면 한다. 해서웨이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겟 스마트' 등에서도 보여줬듯 명품이 기막히게 잘 어울리는 배우다. 오드리 햅번을 연상 시키는 고결한 아름다움과 건강함이 느껴진달까. ('레이첼 결혼하다' 에서도 그 단발을 올백으로 넘기자 말도 못하게 고급스러 보이더라. 단발 머리를 하고 있을 땐 그저 좀 예쁜 반항아 아가씨 정도로만 느껴졌는데...) 앞으로의 필모 그라피를 보니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에서 '하얀 카드의 여왕'을 맡았다던데, 조연이지만 내가 말한 측면에서 보자면 적절한 선택이라고 본다. - 그런데 앤 해서웨이만 튀어 보이는 건 저만의 착각일까요? 이번 작품은 연기에 대한 호평이 가득하지만, 저처럼 위화감 느꼈다는 감상은 하나도 못 봐서. 그치만, 비커밍 제인 때도 그렇고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였다구요! 제가 영화나 작품 볼 때는 엄청 집중해서 보는 타입이고 각 개인에 대한 애정 따윈 쉽게 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스스로 자기 암시를 걸다 보니(앤 해서웨이는 튀지 않았다, 튀지 않았다,) 다른 분들은 저만큼 그 측면을 강하게 느끼지 않았으리란 생각도 들긴 하네요. 그래도 그런 점이 아주 없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이번 영화는 다른 배역들의 비중이 적절하게 분산되어 많이 희석되긴 했어도 '비커밍 제인' 때는 해서웨이 역의 비중이 너무 커서, 원래는 그냥 그런 저예산 영화가 되었을 작품이 앤 해서웨이로 인해 기이할 정도로 상업적인 냄새가 나는 작품으로 바뀌었다구요. '레이첼 결혼하다'에선 무사히 넘어갔지만, 앞으로도 비슷한 유형의 영화에 다시 주연을 맡을 경우 비커밍 제인 때의 실수를 또 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드네요. 적절하게 눌러주는 사람이 필요해요. 메릴 스트립이든, 줄리 앤드루스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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